영롱하고 투명한 물방울들이 식물을 흠뻑 적셔주니 비록 적은 양의 비라도
식물에겐 넉넉하고 충분한 것이 사람처럼 그렇게 욕심이 없어보입니다.
노란 파초가 그려내는 재회의 꿈도, 붉은 빛 정열의 꿈도
자신의 꽃말을 지키기 위하여 여지껏 기다림으로 이 비와 함께 했나 봅니다.
돌아서서 파초의 뒷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늘을 향해 제 키를 치켜세우던 파초가 벌써 꽃잎을 떨구어내기 시작하니
기다림의 순간은 끝나가고 대신 못다 이룬 사랑 넓다란 잎사귀 속으로 숨겨놓으려는,
파초의 꿈이 멈추어지는 순간을 바라보게 되는데
맑은 빗물 방울 방울이 그제서야 파초의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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